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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구절 해석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by JP92 2025. 2. 27.

바리새인들의 세금 질문과 예수님의 대응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라고 질문한 이유는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려 고발할 빌미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나 율법적 논쟁이 아니라, 정치적 함정이 담긴 교묘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1. 로마의 지배와 세금 문제

예수님이 사역하던 당시 유대 지역은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습니다. 로마는 유대인들에게 인두세(케슥세, denarius tax)를 부과했는데, 이는 단순한 경제적 부담을 넘어, 유대인들에게 정치적·종교적으로도 큰 논란거리였습니다.

  • 세금을 내는 것이 옳다고 하면? → 유대 민족주의자들과 열심당원들에게 미움을 받음
  • 세금을 내지 말라고 하면? → 로마 정부에 반역자로 고발될 위험

즉,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어떤 대답을 하든지 공격할 근거를 마련하려 했습니다.

2. 바리새인과 헤롯당원의 연합

이 질문을 던진 사람들은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원들이었습니다(마태복음 22:15-16).

  • 바리새인: 유대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종교 지도자들로, 로마의 지배를 싫어함
  • 헤롯당원: 헤롯 왕가를 지지하며 로마의 통치를 인정하는 정치적 집단

평소에 서로 적대적인 이 두 그룹이 연합했다는 점에서,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의도가 분명해집니다.

3. 당시 유대 사회의 메시아 기대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의 압제에서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정치적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많은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와서 로마의 지배를 끝내고 다윗 왕조를 회복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 예수님이 메시아로 인식되던 상황에서, 그가 로마 세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가졌습니다.

4. 화폐에 담긴 정치적·종교적 의미

로마 세금을 낼 때 사용하는 데나리온 동전에는 가이사(황제)의 초상과 "신성한 가이사 티베리우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 이는 유대교의 우상숭배 금지 계명에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 그들의 질문은 단순히 세금 납부의 문제를 넘어 우상숭배와 관련된 종교적 문제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5. 예수님의 지혜로운 답변

예수님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태복음 22:21)라고 대답하셨습니다.

  • 이 답변은 로마의 세금 제도를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속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만드는 대답이었습니다.
  • 예수님은 동전을 보여 달라고 요청함으로써, 질문자들이 이미 로마 동전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셨습니다. 이는 그들이 이미 실제적으로 로마의 경제 체제 안에서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 이 답변은 세상 권세와 하나님 권세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가르침을 담고 있으며, 정치적 논쟁을 영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지혜를 보여주었습니다.

6. 질문의 위선적 성격

복음서는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접근할 때 "선생님이여, 우리가 알기에 당신은 참되시고 하나님의 도를 참되게 가르치시며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는 줄 압니다"(마태복음 22:16)라는 아첨의 말로 시작했음을 기록합니다.

  • 이는 그들의 질문이 진정한 배움의 목적이 아닌 함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 예수님은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시고 "외식하는 자들아,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마태복음 22:18)라고 그들의 위선을 지적하셨습니다.

결론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가이사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옳은지 질문한 이유는, 예수님을 정치적 함정에 빠뜨려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과 세상의 질서를 모두 존중하는 지혜로운 답변을 하심으로써, 그들의 계략을 무력화시키셨습니다. 이 사건은 예수님의 지혜와 더불어, 신앙인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