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 기다림 (마태복음 27장 57-66절)

절망 속에서 기다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부활절을 하루 앞둔 토요일, 예수님께서 무덤에 계시던 그 날을 기억합니다. 이 날은 마치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였던 날입니다. 십자가에서의 처참한 죽음 이후, 제자들은 흩어졌고, 하늘도 땅도 잠잠했습니다. 그날은 

하나님의 아들이 죽은 날이자, 하나님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 침묵의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 마태복음 27장은, 이 침묵의 날 속에도 하나님이 여전히 일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 절망처럼 보이는 시간 속에서 어떻 게 믿음으로 기다릴 것인가를 배우고자 합니다.

 

1. 장례 속에서도 드러나는 믿음의 용기 (57–61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후,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바로 아리마대 사람 요셉입니다. 

그는 부자였고, 산헤드린 공회원이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예수를 은밀히 따랐지만, 이 결정적인 순간에 공개적으로 빌라도에게 

시신을 요청합니다. 그의 이 행동은 단순한 장례 절차가 아닙니다. 믿음의 고백이요, 위험을 감수한 헌신입니다.
요한복음 19장에 따르면, 요셉은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자기가 예수의 제자임을 숨기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는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가장 위험한 순간에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가 왜 갑자기 용기를 냈을까요? 십자가의 사건이 그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가능한 답은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죽음을 목격한 요셉이 예수님의 진정한 정체성과 사명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 이루었다"고 외치셨을 때, 요셉의 마음속에서도 뭔가 완성되었을 것입니다. 그의 숨겨진 신앙이 이제 공개적인 

고백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당시 로마 당국이나 유대 종교 지도자들 모두 예수의 추종자를 위험 인물로 간주했습니다.
요셉의 행동은 사회적 위치와 명예를 포기하는 결정이었습니다. 공회의 일원으로서 그는 예수님을 정죄하는 결정에 반대했을 

것입니다(누가복음 23:51). 이제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행동을 취합니다.
아울러 그는 자기 무덤을 내어드리고, 예수님을 자신의 손으로 정성스럽게 장례합니다. 이는 단순한 장례 행위가 아니라 

깊은 헌신의 표현입니다. 그는 비싼 세마포를 구입하여 예수님의 시신을 감쌌고, 자신이 새로 팠던 무덤에 예수님을 모셨습니다. 

이것은 그가 예수님을 존귀하게 여겼다는 증거입니다.
또한 61절에서는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도망쳤을 때, 이 여인들은 끝까지 예수님 곁을 지켰습니다. 침묵의 토요일,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도, 

신실한 자들의 믿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습니다. 진정한 믿음은 해가 비칠 때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어두운 밤에도 빛을 

내는 것입니다. 요셉과 여인들이 보여준 충성은 우리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 줍니다.
적용 질문: 여러분은 사람들이 주저할 때, 믿음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의 응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요셉처럼 믿음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습니까? 믿음은 때로 우리에게 불편한 선택, 비용이 드는 선택을 요구합니다. 

여러분은 그런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2. 무덤의 침묵 속에도 하나님은 일하신다 (62–64절)

그 다음날,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빌라도를 찾아옵니다. 그들이 말합니다: "저 속이던 자가 살아 있을 때 '내가 사흘 후에 살아나리라'고 한 것을 기억하나이다."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 예고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매우 흥미로운 모순을 발견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그분의 부활 예고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분을 죽인 원수들은 그 말씀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죽음은 충격과 실망의 사건이었습니다. 그들은 메시아에 대한 자신들의 기대가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메시아는 죽지 않고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에게 예수님은 위협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제시한 모든 도전과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예수님의 적들은 그분의 말씀을 더 주의 깊게 들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 말을 기억하지 못했을까요? 우선, 그들은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충격과 슬픔은 기억을 흐리게 합니다. 둘째,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일부가 아닌 실패로 해석했습니다. 셋째,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여러 번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셨지만(마태복음 16:21, 17:22-23, 20:18-19), 제자들은 이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예수를 죽인 자들은 그 약속을 정확히 기억하고, 오히려 그것이 현실이 될까봐 무덤을 막아버립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몸을 제자들이 훔쳐 부활을 조작할까 우려했습니다. 이것은 그들도 예수님의 능력을, 적어도 그분의 영향력을 두려워했다는 증거입니다.
이 상황은 매우 역설적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한 제자들은 도망쳤고, 예수를 미워한 자들은 그분의 말씀을 신뢰하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종종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보다 우리의 두려움과 상황에 더 집중합니다. 예수님이 "내가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지만, 위기 속에서 우리는 그 말씀을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사람이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계획은 결코 막히지 않습니다. 무덤은 봉인되었고, 군사들이 지키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부활 계획은 이미 작동 중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무덤을 단단히 봉인할수록, 다가올 부활의 증거는 더욱 강력해 질 뿐입니다.
요셉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은 종종 우리가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일하십니다. 그분은 비밀리에 예수를 따르던 부자를 사용하셔서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대제사장들의 경계심을 사용하셔서 부활의 증거를 강화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항상 인간의 의도를 넘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십니다.
적용 질문: 당신은 지금, 침묵과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까? 하나님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이는 그 시간, 정말로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하나님은 언제나 가장 깊은 침묵 속에서도 일하십니다. 당신의 삶에서 '토요일의 침묵'이 지속된다면, 그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이 외면하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그분이 보이지 않게 일하신다고 믿으십니까?
3. 인간은 무덤을 막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생명을 준비하신다 (65–66절)
빌라도는 무덤에 경비병을 배치하도록 허락합니다. "너희에게 경비병이 있으니 가서 너희가 할 수 있는 대로 굳게 지키라" 이 말은 아이러니합니다. 빌라도는 "할 수 있는 대로"라고 말합니다. 이는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암시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들은 돌을 굴려 봉인하고, 사람을 세워 지킵니다. 인간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완벽하게 예수님을 무덤 속에 가두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봉인은 로마의 권위를 상징했습니다. 그것을 훼손하는 것은 로마 법률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었습니다. 그리고 군병들은 무덤을 지키기 위해 배치되었습니다. 그들은 임무 수행에 실패하면 처벌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관점에서 무덤은 완벽하게 봉쇄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무덤은 하나님의 계획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생명을 막을 수없습니다. 봉인된 무덤은, 하나님의 능력을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봉인이 나중에 부활의 증거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 엄중한 봉인이 깨어졌다는 사실은 인간이 아닌 신적인 개입이 있었음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신학적 진리를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종종 인간의 저항과 방해를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출애굽기에서 바로의 완고함이 하나님의 능력을 더욱 극적으로 드러냈던 것처럼, 무덤의 봉인과 경비병들은 오히려 예수님의 부활이 인간의 조작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증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삶에도 적용됩니다. 때로 우리는 불가능한 상황, 막혀버린 길 앞에 서게 됩니다. 사람들의 반대, 환경의 제약, 개인적 한계가 우리를 막아서는 것 같습니다. 마치 돌로 봉인된 무덤처럼 우리의 꿈과 소망, 기도의 응답이 막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모든 무덤에서 생명을 일으키실 능력이 있습니다. 에스겔의 환상에서 마른 뼈들이 살아났듯이(에스겔 37장), 하나님은 죽음에서 생명을 창조하시는 분입니다. 요셉이 구덩이에서 총리로,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총리로, 에스더가 고아에서 왕비로 변화된 것처럼, 하나님은 절망적인 상황을 희망의 이야기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하나님의 뜻을 막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막힘을 뚫고 생명의 새 길을 여십니다. 이사야 43:19에서 하나님은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새 길을 열어주십니다.
적용 질문: 세상이 막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 여러분은 여전히 하나님의 길이 열릴 것을 믿습니까? 하나님은 사람의 막음 속에서도 하늘 문을 여시는 분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에 봉인된 무덤과 같은 상황이 있습니까? 그것이 건강의 문제일 수도 있고, 관계의 갈등일 수도 있고, 직업의 어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상황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그 하나님을 의지하십니까?
결론: 절망의 날, 그러나 기다림의 신앙
토요일은 예수님이 무덤에 계셨던 날입니다.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하나님의 구원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 '토요일'을 통과해야 합니다. 절망과 고통, 침묵과 외면처럼 보이는 시간.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침묵 중에도 일하시며, 무덤을 이기시는 생명의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의 삶에 '토요일'이 있습니까? 기도의 응답이 없는 시간,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 시간이 있습니까? 그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까?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인내를 넘어 '믿음의 기다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절망 중에도 믿음을 붙들 수 있습니다. 무덤 속 예수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로 마무리: "하나님, 때로는 무덤의 침묵 같은 시간을 지납니다. 당신의 응답이 들리지 않을 때, 기다리는 믿음을 주옵소서. 사람이 막아도 하나님은 생명의 길을 여십니다. 우리의 삶에도, 다시 살아나게 하시는 주님의 부활 능력이 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